시간 기록장
19.12.18
준준xy
2019. 12. 19. 02:18
오늘은 조심스럽게 어제의 일을 적어 보려고 한다.
어제는 그냥 평범하게 보낸 하루였으나, 실험실을 끝나고 술을 마신 이후로 많은 것들이 달라져 버렸다.
결론적으로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술을 마신 내가 문제였다.
박하사탕의 설경구처럼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도저히 아무것도 하지 못하겠다는 것을 직감했다.
일어나서 씻고 준비를 하는 과정만 두 시간 가까이 소요되었다.
평상 시라면 30분에 끝날 일인데...
옷을 입고 집밖으로 나가려고 하는데 속이 안 좋아서, 다시 토를 하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지만 계속 나오는 헛구역질에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고 머리는 핑 도는 게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들이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이건 정말로 심각하다. 그래서 내가 무서워진다.
나라는 사람의 또 다른 어떤것이 나와 버리는 것은 아닐까?
이제는 술을 안마시기로 했다.
이성적으로 컨트롤 할 수 없게 만드는 행위를 나에게 가하지 않도록 다짐했다.
사실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머리가 전혀 맑지 못함을 느낀다.
그래서 생각하게 된다.
맑은 정신으로 실험을 하고, 논문을 쓰고
내가 하던 일들을 지속성을 가지고 반복해서 하는 게
당연한 일이 아니라 노력을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맑은 정신으로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