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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에서, 무대를 어둡게 한 상태에서 무대 장치나 장면을 바꾸는 일.
지금 나의 상태를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
캔들 하나 램프등 하나를 켜놓고는 방에 앉아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짐들을 정리하는 나의 모습이
7년 가까이 지속된 하나의 장이 끝나고 커튼이 내려와서는
어두운 장막 뒤에서 분주하게 무대를 바꾸는 사람들의 모습인 것만 같다.
이 집으로 이사오면서 쓸데없는 것들을 많이 버렸는데,
조용한 영혼이고 싶어 최소한의 것들만 가지기로 했는데,
2년 반이란 시간 속에 또 많은 것들이 채워져 있는 공간들을 비워낸다.
켜켜이 쌓인 시간의 무게에 짓눌려 있는 것들을 다시금 꺼내어
처음 그 공간에 두었던 그때의 마음을 생각해본다.
대부분 공허함만이 남아 있지만, 아득하게 느껴지는 향기가 있다.
그렇게 향수에 담겨졌다 나와도, 현실은 자각해야겠지.
막이 오르면, 언제 그랬냐는듯 열심히 나의 길을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