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료 연구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위 과정 동안 많은 시간을 공유했고, 수많은 시행착오의 연속에서 많은 힘이 되었던 친구와의 대화는
여운을 남겼고, 몇몇 마디들은 나의 현재를 관통하기도 하였다.
많은 것들을 핑계 삼고, 진심으로 노력하지 않는 것은
단절된 삶 속에서 표류하며, 오롯이 투명하게 내가 어떠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
투명하길 바랐던 마음은 넘쳐나는 고독함이나 외로움이라는 감정 보다
켜켜이 쌓인 답답한 먼지 아래에서 과거의 그늘을 추억하였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어떠한 것도 과거의 것들을 바꿀 수 없으나,
과거의 것들은 현재나 미래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
그렇게 나는 스스로의 가치나 행복을 부정하는 것을 익숙하게 여겼고,
당장에 채워질 수 없는 것들에 짓눌려 스스로를 돌보기 보다 방치해 두었던 것 같다.
그렇게 나의 공간은 점들로 얼룩졌다.
2022년을 뒤 돌아보면서, 갑작스럽게도 지금의 공간을 떠나기로 결정하였다.
처음은 그저 혼자의 공간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게스트 하우스에서 지내는 시간들은
마음 한 구석에서 안정감을 느끼지 못하고, 언제라도 나가야 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하였다.
그렇게 시간이 나면 Finn과 Hybel을 뒤적거렸었고,
지금 이사하는 집주인 노부부를 만나서 이야기해보고는 마음이 많이 기울었다.
물론 오피스에서 30분 걸리고
(대학교 1학년 때 편도 약 1시간 30분의 통학 이후로 무조건 집은 가까운 것이 최고라 여겼다.),
가격이 비싼 것 이외에는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
새로운 공간에서 새해를 시작하며 더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