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이곳에서의 생활도 벌써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여전히 쉬운 게 하나 없는 이곳의 생활은
기존에 무채색에 단조로웠던 나의 삶을 다양한 색으로 채우길 강요하고 있다.
그럼에도 쉽게 뿌리내리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흑과 백의 명암만으로 이루어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느 것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가 얼마나 최악에 가까운 인간인지 자각한다.
그래서 미안하다.
무책임과 무능력 그 중간의 선택이 윤회를 거듭하여도 풀리지 않을 만큼
깊이 자리 잡아,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