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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0

by 준준xy 2023. 12. 16.

2022년 5월 25일 CIGENE에 처음 왔을 때,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던 office mate가 떠났다.
x는 사교성이 뛰어나거나 말이 많이 않은 나에게 항상 먼저 다가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며 office의 분위기를 밝혀주던 사람이었고, 그렇기에 이곳 생활을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았다. 때때로 x와의 이야기를 통해 아카데믹에서 정년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박사 후연구원의 포지션은 어느 곳이던 불안정하고, 특히나 출산과 육아 과정을 지나면서 경력 단절을 겪는 여성과학자에게 이 시기가 더욱 크게 다가오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x가 떠나는 것을 보면서 나의 미래에 대해 조금 진지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때때로 사람들이 나에게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보면, 항상 잘 모르겠다고 답하였다. 정말 잘 모르겠고, 진심으로 그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 전까지 그것으로 미리 머리 아프고 싶지 않으니까. 그럼에도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선택지가 더 많았으면 하였고, 그것이 항상 내가 어떠한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노르웨이의 문화나 환경에 대해 전혀 아는 것 없이 이 나라에 온 것 또한 그러했다. 물론 수산 분야를 전공하였기 때문에 노르웨이의 수산 양식 시스템이 발전되었다는 점과 관심 있던 연구주제와 그때의 운이 맞아 박사 후 연구원 포지션으로 오게 된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이곳은 그때의 내가 가장 선택하고 싶은 선택지였다.

…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