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일찍 자야지 굳게 생각했던 마음도,
실제로 행동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다.
생각이 미수에 그쳐 버린 오늘.
#2
요즘 들어 조금씩 째깍이는 우울 시계를 유심히 쳐다본다.
그러다 무심히 건전지를 뻈다.
기억의 편린에 편승하는 나의 기분에
연필 한 자루를 쥐고는 정확하게
심부에 가라앉아 있는 응어리를 도려내어 옮겼다.
내가 추억하고 있는 것은 어떤 하나의 대상이 아니라,
대상의 존재는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그러고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기에,
현실성이 없음을 깨닫는다.
#3
작년에는 꽤나 많은 책을 읽었다. 사실 12권이 겨우 넘는다.
그래도 최근 10년 들어 가장 많은 책을 읽은 해가 아닐까 한다.
갑자기 책 읽기에 흥미를 붙이는데 기여를 한 두 사람은 민지랑 아름이다. 요즘엔 아이유가 그렇게 책을 많이 읽는다며?
두 사람에게 책 선물을 받고, 추천도 받고, 아름이랑은 교보도 몇 번 가보고,
그렇게 소소하게 시작한 책 읽기가 힘들 때 많이 위로가 되었다.
활자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타입인가?
아니면
부정적 생각에 빠질 어떤 작음 틈 조차 주지 않는 것 일지도 모르겠다.
#4
문득 실험실에 앉아서 피펫팅 하다가 들었던 생각.
시작점에서 내가 원하고자 하는 목적지로 나아가는 과정이
그냥 두 점을 손쉽게 직선으로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빙글빙글 돌면서 점점 더 큰 원을 그리고 있다는 생각.
#5
일기.
내가 이 세상에 살아 있음을,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고 싶은 하나의 수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