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0 22.12.14 - 30 오랜만에 동료 연구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학위 과정 동안 많은 시간을 공유했고, 수많은 시행착오의 연속에서 많은 힘이 되었던 친구와의 대화는 여운을 남겼고, 몇몇 마디들은 나의 현재를 관통하기도 하였다. 많은 것들을 핑계 삼고, 진심으로 노력하지 않는 것은 단절된 삶 속에서 표류하며, 오롯이 투명하게 내가 어떠한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투명하길 바랐던 마음은 넘쳐나는 고독함이나 외로움이라는 감정 보다켜켜이 쌓인 답답한 먼지 아래에서 과거의 그늘을 추억하였다. 분명한 것은 현재의 어떠한 것도 과거의 것들을 바꿀 수 없으나, 과거의 것들은 현재나 미래에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그렇게 나는 스스로의 가치나 행복을 부정하는 것을 익숙하게 여겼고, 당장에 채워질 수 없는 것들에 짓눌려 .. 2022. 12. 15. 24.10.22 낯선 이곳에서의 생활도 벌써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여전히 쉬운 게 하나 없는 이곳의 생활은 기존에 무채색에 단조로웠던 나의 삶을 다양한 색으로 채우길 강요하고 있다.그럼에도 쉽게 뿌리내리지 못하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 흑과 백의 명암만으로 이루어진 시간의 흐름 속에서어느 것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스스로가 얼마나 최악에 가까운 인간인지 자각한다.그래서 미안하다. 무책임과 무능력 그 중간의 선택이 윤회를 거듭하여도 풀리지 않을 만큼깊이 자리 잡아,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2022. 11. 27. 22.11.25 노르웨이에 온 지 벌써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이번 주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였다. 주변의 동료 연구자들이 이야기하는 노르웨이의 겨울은 혹독하다고 하는데, 그 서막은 세상이 하얗게 변해 가는 것으로 시작되고 있다. 그동안 업데이트가 왜 이렇게 늦었냐고 묻는다면, 노르웨이에서의 삶은 지금껏 한국에서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던 한국에서의 삶과는 거리가 멀고, 많은 것들을 스스로 해야 하는데, 나는 전혀 그것에 준비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라 답하고 싶다. 수많은 것들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은 끼니였다. 나에게 밥은 에너지를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 가리지 않고 주는 대로 잘 먹었다. 그래서 시간을 들여 신선한 식재료들을 사고, 그것들로 요리를 해서 건강을 챙기는 것과는 달리 식사는 100% 밖에서 해결.. 2022. 11. 27. 22.09.04 노르웨이에 온 지 어느덧 100일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지난 시간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고, 지쳐 쓰러져서 집에 돌아오면 잠들기 바빴던 것 같다. 나는 내가 노르웨이에서 생활을 잘할 거라 생각했다. 막연한 자신감이 아니라, 히라가나 카타카나를 배우고 일본으로 교환학생을 가서, 1년이란 짧은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재미있는 추억을 쌓고 돌아온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외국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나 걱정 따위는 없었다. 그런데 내가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 일본은 비행기를 타고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하지만, 노르웨이는 비행기에서 자고 자도 도착하지 않는, 머나먼 타지였다. 그리고, 어렸을 때 교환학생으로 일본에서 생활하는 것과, 포닥이라는 직업으로 노르웨이에서 생활하는 것은 어깨에 놓인 짐의 무게가 달.. 2022. 9. 5. 이전 1 ··· 6 7 8 9 10 11 12 ··· 15 다음